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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풍경/율포앞바다를 기록하다

우리 학교 명물을 소개합니다.

이런 소나무 보셨나요?

 

 

우리 학교 현관을 차지하고 있는 소나무입니다.

멋지지요?

누구나 한 번 보면 그 희한한 모습에 반하게 됩니다.

90년 된 학교 역사를 한 눈에 알 수도 있습니다.

누가 이렇게 구부러지게 자라게 했을까요?

하늘과 바람과 비?

하여간 우람한 자태를 뽐내고 있습니다.

한 쪽에 비켜선 것도 아니고, 현관 한 가운데, 정중앙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 나 좀 봐 줘"

따로 말하지 않아도 저절로 눈이 가는 멋진 소나무입니다.

 

 

 

 

 

올해 3월 장성 백양사 뒷산 백암산 등산 중 찍은 사진입니다.

3월에 내리는 서설인데다

드물게 보는 소나무여서 다들 정신없이 인증샷을 날렸던 기억이 납니다.

하얀 암석의 산, 백암산에만 있는 소나무인 줄 알았더니 우리 학교에도

이런 멋진 소나무가 있을 줄이야?

우리 학교 소나무에도 눈이 내린다면 이런 장면을 연출할 수 있을까요?

벌써부터 설레입니다.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작은 솔방울을 달고 있습니다. ㅎㅎ

 

 

남산 위에 저 소나무 철갑을 두른 듯~

 

우리 나라 애국가 2절에 나오는 그 철갑의 모습이 잘 드러나 있습니다.

세월이 쌓여 형성된 저 껍질 하나하나를 '철갑'이라고 한답니다.

저도 무의식적으로 노래만 부르다가 여기 와서야 알게 된 사실입니다.

 

요새 제 일은 저 소나무 아래 난 잡초를 뽑는 일입니다.

볕 좋은 날, 바람 솔솔 부는 데서

잔디 사이사이 난 작은 잡초들을 뽑는 일은

노동이 아닙니다

저만이 누리는 저의 취미생활이자, 특권이기도 합니다.

아무도 뽑아서는 안된다고 미리 못박아 두었습니다.

 

저보다 나이가 두 배는 많은 소나무 할아버지(개교 90년 된 학교이니 거의 두 배 맞지요? 그런데 알아보니 개교 당시에는 없었다고 하네요. 일흔 넘은 동네 할아버지 두 분이 학교에 자주 놀러오시는데 그 분들이 개교 당시 사진을 봤다고 하면서 하시는 말씀입니다.)가

이런 저를 보면

기특하다고 해 주시겠지요? ㅎㅎ

 

*덧붙이는 글*

 

오늘은 4월 25일 금요일입니다.

우리 학교 명물 소나무를 소개한 지 채 열흘이 되지 않았는데

어제 새로운 사실을 알았습니다.

소나무는 바로 옆에 있는 향나무 때문에

한 쪽에 잎마름병이 들어 있었습니다.

그래서 소나무 전문가를 불렀습니다.

순천대 평생교육원에 소나무 전문 강의를 나가시기도 하고,

순천정원박람회 자문위원

보성 율포 해수욕장의 해송을 심는데도 자문을 하시는

소나무박사님이 진단하기를...

 

이 소나무는 350년 된 소나무로 싯가 5억은 된답니다.

그 뻗은 유형에 따라 38가지로 분류되는데 이 소나무는 사간형의 형태이고요.

당신이 알기로는 전남에서는 최고 으뜸, 명품 소나무라네요.

별다른 기대없이 왔는데 이런 멋진 소나무를 볼 수 있어서 영광이라는 말도 하시고요.

이 소나무를 아침, 저녁 볼 수 있는 행운에 감사하라네요.

 

인간도 마흔이 넘으면 자기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하듯이

소나무의 자태가

범상치 않다고 생각은 했지만,

이렇게 전문가의 진단을 받고 보니,

새삼 소나무 할아버지가 더 위대해보입니다.

아끼고 보살피는 것,

더 열심히 해야겠습니다.

 

쉿!

도둑놈이 훔치러 와요.

싯가 5억 이야기는 당신만 알고 계세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