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을 달라며 쫓아오는 아이들 속에서
차마 손 내밀지 못하고 수줍게 있는 아이를 보았다.
삼십도가 넘는 더위 속에서
끈끈하게 달라붙은 습도 덕분에 제 한 몸 가누기도 더운 오늘
등에 업은 아이 덕분에 저 아이 더 더워보인다.
동생이 세 명이나 있어서
자주 친구들과의 놀이에서 빠지곤 했던 내 유년의 기억이 떠올랐다.
언제였을까?
새벽부터 모심기 품앗이를 간 엄마가 계신 논을 찾아
어린 동생을 업고 젖먹이러 갔던 나.
돌아오는 길이 얼마나 멀었을까?
나무를 얼기설기 엮어서 만든 사립문이 열리지를 않아
어린 동생 업은 허리가 끊어지듯 아팠었던 기억이
선명하다.
등에 달린 껌딱지 같은 저 아이는
언니의 수고로움을 알아줄까?
그 시절엔 당연히 그랬었다고 말해줄까?
먼 나라 탄자니아에서 내 유년의 기억을 만난다.
'일상의 풍경 > 여권에 도장 찍으러 가는 길' 카테고리의 다른 글
<탄자니아 여행>20140119 마사이족 아이들... (0) | 2014.03.22 |
---|---|
<탄자니아 여행>20140118 이국의 풍물 둘 (0) | 2014.03.22 |
<탄자니아 여행>20140117 음카타에서 (0) | 2014.03.22 |
<탄자니아 여행>20140116 음카타 이사피나 유치원 아이들과 (0) | 2014.03.22 |
<탄자니아 여행>20140114 여기는 탄자니아 (0) | 2014.03.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