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이 시작된 첫 날, 이곳으로 달렸다.
이맘 때쯤의 덕진공원 연꽃이 가장 아름답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비가 부슬부슬 내렸지만 이 꽃밭을 보는 순간 아~~ 감탄이 절로 나왔다.
다 때가 있다.
절정의 한 순간.
덕진공원의 연꽃은 7월 21일 이때가 절정이었다.
도심 한복판에 이런 아름다운 공원이 있다는 건 축복이다.
갑자기 전주 시민이 부러워졌다.
평일이라서, 비가 부슬거려서 생각만큼 사람은 많지 않아 더 좋았다.
아, 그리고 그 연못 한 가운데 <연화정> 도서관이 있었다.
도서관이 있기 전에는 찻집이 있었어.
스피커가 좋아서 음악 듣는 맛이 났었지.
그곳을 철거하고 뭘 짓는다기에, 관심갖고 보았더니 너무 우람했어.
다리도 건물도.
그래서 눈쌀이 찌푸려졌었어.
가만 두면 안 되나.
그런데 오늘 도서관에 들어와 보고는 그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어.
아름다운 도서관이었어.
책 읽을 맛이 절로 나는.
누구의 안목일까.
마구마구 칭찬해 주고 싶었어.
구석구석 신경써서 지은 한옥 도서관은 그냥 가만히 앉아만 있어도 마음이 평안해졌어.
책 읽는 사람들이 아름다웠어.
나무 냄새는 향기로웠어.
조각보 커튼은 은은했어.
창문 사이로 비치는 초록은 그대로 그림이었어.
반질반질 윤나는 마루와 은은한 조명이 운치를 더했어.
어느 곳으로 앵글을 맞춰도 그림이 되었어.
그 한쪽에 한글과 관련된 여러 도서를 전시해 두었더라.
생태와 전주 관련 책도 많았어.
이런 도서관을 가진 전주 시민들이 또 부러워졌어.
저절로 책이 쏙쏙 이해될 것 같은 그런 분위기였어.
기회 되면 꼭꼭 다시 가 보고 싶었어.
눈 내리는 겨울 풍경도 아름다우리라.
그 풍경이 궁금한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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