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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풍경

고흥군 남양면 리: 피움 미술관

아이들과 갑재 민속박물관을 둘러보고 리:피움으로 왔다.

오래 전 초등학교였던 곳을 작가 부부가 리모델링하여 찻집과 미술관으로 쓰고 있는 곳이다.

운동장은 가을이면 코스모스로 가득하단다.

 

리 피움 미술관 대표인 강미라의 세번째 작은 개인전이 열리고 있었다.

작가는 서울디지털대학교 회화전공, 동주대학교 산업미술을 전공한 작가의 한지조형작가이다.

 

나는 한지의 물성이 가진 치유적인 힘에 주목한다.

한지는 삶과 죽음의 경계에 존재하는 재료이다.

아이가 태어났을 때 금줄로, 죽음에 이르렀을 때 육신을 감싸는 한 겹의 옷으로

우리 곁에 존재했다.

이렇게 양가적인 쓰임으로 우리 곁에 존재했던 한지를 해체시켜

상처를 깁고 기움으로써 상처를 만들게 되는

아이러니를 통해 삶과 죽음, 상처와 치유의 질문을 던지고자 하였다.(중략)

 

무수히 스스로와 싸워왔던 시간들.

그 곁에서 위로가 되어 주었던

썩 이쁘지 않은

그러나 애정이 깃든 손때 묻은 나의 작업들

 

<한지조형작가 강미라의 작업노트에서 인용>

 

걸어갈 때마다 삐걱삐것 소리가 나는 나무 계단이 정겹다.

 

마당에는 코스모스가 자라는 중. 성급한 코스모스가 한두 개 피었다. 9월에 또 한번 가 보리라.

 

 

한때 누군가의 터전이었을 학교 관사. 지금은 온통 폐가.

 

들어가는 입구의 담벼락,

 

마당 한 쪽에 사과가 주렁주렁 열려있었다.

 

찻집에서 바라본 풍경, 멀리 학교 버스가 보인다.

 

교실 한 칸 크기. 넓진 않으나 분위기는 꽤 좋더라.

 

곳곳에 강미라 작가의 드로잉이 전시되어 있었다.

 

 

 

작가는 고양이를 키웠을까. 고양이가 주인공인 그림이 많았다.

 

뭉툭한 고양이의 발이 귀엽다. 고양이는 발 만지는 걸 정말 싫어해.

 

 

 

전시화 작품 중 맘에 들었던 <바라보다>

 

한지를 하나하나 둥근 원으로 조각내어 전시해 둔 게 참 멋졌다.

 

글씨가 멋진 발이 되었다.

 

리:피움, 다시 피어나다 방에는 의자 두 개가 놓여 있었다.

사진 찍으니 우리도 그대로 작품이 되었다.

 

 

강미라, 틈 / 한지, 면사, 아크릴물감

 

강미라, 간극 /한지, 아크릴 물감, 글로스바니쉬

 

 

강미라, Relief / 한지, 아크릴물감, 먹물

 

 

 

 

 

 

폐교가 미술관으로 변신했다.

찻집이지만 차맛은 별로였어.

하지만 차를 마시면 미술관을 그냥 관람할 수 있지.

혹여 고흥을 지나거든 들러볼 일이다.

남양면은 고흥읍을 가기 전 왼편에 자리하고 있다.

고흥으로 들어가는 메인 도로에서 채 10분이 걸리지 않는다.

 

혹여 멀고 먼 고흥 땅에 오시걸랑 남양 리:피움 미술관을 들러볼 일이다.

평화, 한가로움, 고요함.

고즈녁한 농촌의 한낮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