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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풍경

금목서 향기 바람에 날리는 3917마당에서

20201004 나주 3917 마당

 

추석연휴 마지막 날 나주 3917마중으로 금목서를 보러 갔다.

하필 비가 오락가락하는 날씨라서 휴대폰 카메라로 찍은 금목서가 재작년만큼 아름답지는 않지만

기분은 좋았다.

화무십일홍으로 열흘 붉은 꽃이 없긴 하지만 금목서의 생명도 정말 짧다.

2017년 마중이 만들어졌고,

2018년 친구들과 한 번 다녀간 이후 금목서 필 때면 이곳이 그립다.

 

작년에도 왔으나 며칠 째 이어진 비바람에 금목서는 져 버렸고,

올해 벼르다가 친구랑 다시 왔다.

이곳은 그러고도 남을 충분한 가치가 있다.

수령 80년 된 금목서도 크고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지만 일본식 건물을 리모델링하여

주변의 풍경도 아름답다.

울창한 숲과 함께 어우러진 공간 역시 넓어서 이곳에 머무는 시간이 행복하다.

복합문화공간이라 주말이면 이런 저런 행사도 하는 모양이다.

 

금목서 향기 맡았으니 올 가을엔 좋은 일이 가득할거야.

샤넬 향수의 원료로 쓰인다는 이 좋은 향기를 눈으로만 담아와서 아쉬울 뿐이다.

작년 이맘때 한국어 교사 자격증 따느라고 나주를 자주 다녀선지 작은 도시의 길이 낯익다.

정답다.

 

은목서, 물푸레나무과 식물. 8월에서 10월 사이에 개화, 꽃은 하얀색이고 금목서보다 크게 자란다. 섬세하고 풍성한 가지에 황홀한 향기까지 갖춰 정원수로는 최고의 식물이다. 그 향이 천리를 간다 하여 흔히 천리향으로 불린다.

 

 

벽을 타고 올라간 담쟁이 덩굴이 멋스럽다.

 

 

내가 그토록 보고파했던 금목서. 향수 샤넬 No.5의 주원료. 수령 80년. 물푸레나무과 식물. 겨울 내내 푸른 잎과 자주색 열매, 섬세하고 풍성한 가지에 황홀한 향기까지 갖춰 정원수로는 최고이다.

 

떨어진 꽃조차 이쁘다.

 

 

건너편 건물은 일제식 건물을 리모델링하여 민박으로 쓰고 있다.

 

금목서 너머로 보이는 푸른 잎은 은행나무. 금목서보다 훨씬 키가 크다. 마중은 역사가 오래된 나주향교와 담벼락을 사이에 두고 있다. 노랗게 물든 은행잎이 아름다울 11월 말에 와도 참 좋은 곳.

 

여러 각도에서 금목서를 찍었다. 잘 해야 일주일만 볼 수 있는 꽃. 꽃보다는 향기가 최고지만.

 

금목서 필 때만 그러는지 아님 오늘만 비가 와서 그러는지 숙박지인 목서원을 임대해 주고 있었다. 금목서가 잘 보이는 이 방 하나를 한 시간 대여하는데 28,000원.

 

 

커피 두 잔과 와플세트 포함 가격이니 비싸다는 생각은 안 들었다. 다다미방에서 다리 뻗고 앉아 창 밖 금목서를 바라보는 기분이 그만이다.

내년에 또 올게.

금목서야, 잘 있거라.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