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808(목)
담양 남면에 위치한 전남교육연수원에서 일이 있었다.
돌아오는 길, 여기까지 온 게 아까워서 이때쯤이면 아름다운 담양 명옥헌에 홀로 들렀다.
가만히 서 있기에도 너무나 더운 날,
차에서 내려 걷는 불과 100여미터 걷는 동안 땀범벅이 되었다.
명옥헌 입구다.
국가지정 문화재 명승 제58호
2011년 '제 12회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공존상을 수상했다.
조선중기,
후산마을에 정착한 명곡 오희도의 아들 오이정이 자연경관이 좋은 도장곡에 정자를 짓고
숲을 가꾸었는데 이 정자가 바로 명옥헌이고, 정자의 정원이 명옥헌원림이다.
명옥헌 왼쪽으로는 시냇물이 흐르는데 조그마한 계곡인데도 물이 끊이지 않고 바위를 두드린다.
그 소리가 마치 구슬이 부딪히는 소리 같다하여
'명옥헌(鳴玉軒)이라 이름 지어졌다.
명옥헌원림은 네모난 연못 가운데 둥그런 섬을 만들고
주변에 나무를 심었는데 그 당시 우주관인 '하늘은 둥글고 땅을 방정(네모)하다'는
천원지방(天圓地方) 사상이 담겨져 있다.
명옥헌에서 원림을 내려다보면 주위의 산수 경관이 연못에 비쳐 그 아름다움이 더하니
자연과 더불어 정자를 짓고 정원을 만들고자 했던 조상들의 지혜가
담겨 있는 곳이라 할 수 있다.
뭔가 크고 거창한 것을 기대하고 왔다면 실망스러울지도 모르겠다.
오늘을 살아가는 현대인의 눈으로 보면 보잘 것 없는 작은 정원일 뿐이니까.
크고 화려하고 잘 가꿔진 공원이나 수목원이 많은지라
작고소박한 아름다움을 가진 이곳 명옥헌에 실망할 수도 있다.
정면 3칸, 측면 2칸의 팔작지붕의 명옥헌.
삼삼오오 쉬는 사람들이 보였다.
사방이 툭 트인 저 장자에서 배롱나무 꽃피는 정원을 내려다보며
여름 한 철, 시원했겠다.
나무에 핀 꽃도 아름답지만,
물 위에 떨어진 꽃이파리,
물 속에 빠진 나무그림자,
하늘도 그에 못지 않구나.
드문드문 연꽃이 피어있는 작은 연못을 지나 한 바퀴 휙 둘러보고 오는 길.
땡볕인데 탐방객의 발길이 쉼없이 이어진다.
배롱나무 필 때면 명옥헌원림이 떠오른다.
백일동안이나 피어서 나무백일홍이라 불리는 배롱나무.
올해 들렀으니, 올 한 해 배롱나무는 구경 다 했다.
'일상의 풍경 > 발길이 머무는 곳'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주 39-17 마중의 금목서는 지고..... (0) | 2019.10.06 |
---|---|
진도교육지원청 1층에는 갤러리가 있다 (0) | 2019.08.05 |
금목서가 아름다운 나주 39ㅡ17 마중 까페 (0) | 2018.10.08 |
순천 앵무산에서 (0) | 2017.10.08 |
구례 사성암에서 (0) | 2017.10.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