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의 풍경/일상의 풍경

뻥튀기


작년에 아이들이랑 심고 수확한 옥수수 말려둔 것을 가지고 벌교장으로 뻥튀기를 하러 갔다.

벌교장은 4일과 9일.

진즉부터 가고자 벼렀으나 날 받아놓으면 비가 오거나,

내가 출장이거나 하여 시간을 맞추지 못했다.


간만에 맑은 날을 맞아 시장을 갔으나 5월 끝무렵인데도 왜 이리 더운지(5월 29일).

시장은 사람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

함께 간 여사님 말씀을 빌리면 요즘은 너무 바쁘단다.

모내기도 해야 하고 마늘과 양파도 수확해야 하는 농삿일로 더없이 바쁜 철이란다.





뻥튀기 공장(?)에도 사람이 거의 없었다.

우리가 가지고 온 옥수수 말린 것은 저 파란 통 안으로 직행이다.

작년에 8,000개의 옥수수 씨앗을 심어 전교생이 갈라 먹고도 남았었다.

심지어는 30개씩 넣어서 만든 옥수수 자루를 70개 만들어 한 자루에 7,000원씩에 팔았다.

http://blog.daum.net/ippob/5746293


그런 돈은 학교발전기금으로 넣어 아이들 장학금으로 만들었으니

텃밭 넓은 학교에 근무하는 재미를 쏠쏠히 본 셈이다.

물론 처음 밭고랑 만들 때 든 거름값과 옥수수 씨앗 값,

여름에 풀 매준 품삯 등을 제하고 나면 크게 남는 장사라고는 할 수 없으니

땅의 소중함, 먹거리의 중요성을 알게 된 점이 그나마 남는 장사라고나 할까?




농약 한 번 하지 않은 순수 유기농 옥수수여서 알맹이는 크지 않았지만

맛은 진짜 좋았었다.

그럼에도 많이 남아서 일일이 손으로 까서 가을볕에 말려 둔 것을

이 날 가지고 간 것이다.


한 통은 옥수수 튀밥으로 만들고,

다른 한 통은 옥수수차를 끓이기 위해 가볍게 볶았다.


뻥튀기 기계도 많이 세련되어져서 예전처럼 소리가 크게 난다거나

양이 많으면 여러 번에 나누어서 하는 것도 없어졌다.

파란 통이 꽤나 커서 양에 따라 한 번에 튀길 수 있게 되어 있다.

한 방을 튀기는 데는 5,000원


빨간 바구니에 담긴 이 것은 지난 겨울 우리 텃밭에서 수확했으나 관리소홀로

바람이 든 무를 일일이 잘라서 햇볕에 말려 둔 무차이다.

http://blog.daum.net/ippob/5746354

나의 수고로움으로 몸에 좋은 무차를 만들었으니 오지다.





어렸을 때 할머니 따라서 장에 갔을 때 맛 본 뻥튀기의 맛을 잊지 못하는 나는

이 날도 다른 사람이 튀긴 떡국 튀밥을 여러 번 집어 먹었다.

아직은 시골 인심이 살아있어 몽땅 먹으랜다.



 드디어 옥수수차가 나왔다.

때깔도 곱고 학교와서 끓여먹으니 맛도 으뜸이다.



옥수수 튀밥.

전교생이 골고루 나눠 먹었다.

고소함은 이 블러그에서 전해줄 수 없음이 안타깝다.

우리 손으로 심고, 우리 손으로 거둬서 말려서 만든 튀밥이니 더 고소했다.

이런 게 바로 작은 학교에 사는 재미겠지?


호르라기와 함께 "뻥이요!1"

터지는 튀밥 알맹이 따라 행복도 팡팡 터졌으면 좋겠다.





'일상의 풍경 > 일상의 풍경' 카테고리의 다른 글

즐거운 야구관람체험학습  (0) 2019.06.14
싱그러움이 넘치는 6월의 순천만정원  (0) 2019.06.03
어떤 사은비  (0) 2019.05.12
꽃비   (0) 2019.04.26
<치유의 숲> 화순 만연산 둘레길  (0) 2019.04.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