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유럽의 지붕'이라고 불리는 알프스 산택의 최고봉인 융프라우로 간다.
융프라우는 높이 4,158미터
예민한 사람은 고산병 증세가 나타날 수 있는 높이이다.
지난 남미 여행 때 볼리비아 수도 라파스에서 고산병을 겪어봤다.
함께 간 여동생은 속이 메스껍고 체한 듯
큰 딸은 종일 머리가 아파서 하루는 아예 여행을 하지도 못하고
누워지내야 할 정도로 고통을 받았다.
물론 볼리비아 오기 전 해발 3,000미터가 넘는 페루 쿠스코에서 고산병 예방 약을 먹었고,
고산병 적응을 어느 정도 한 후에 라파스를 갔기에 페루에서 보다 심하지는 않았지만
고산병.....참 뭐라고 정의할 수 없는 불쾌한 기분이었다.
이 높은 산을 오르는 유일한 교통수단은 융프라우요흐(Jungfraujoch)
3,454미터까지지 열차가 운행하는 데 자그마치 그 역사가 100년이 넘는다 한다.
열차 내부는 위 사진처럼 생겼다.
열차는 여행객에게 어울리는 교통수단이다.
예전 호주 멜버른에서 느리게 가는 기차-특히나 그곳은 발을 기차 밖으로 내놓고 아주아주
느리게 가는 열차여서 더 낭만적이었다.
작년 북유럽 여행 때도 플름열차가 그 재미를 배가시켰었다.
올라갈수록 풍경은 더 멋져지고 어느 순간 눈쌓인 민둥산이 눈에 들어온다.
올라갈 때는 열차를 두 번 바꿔타고,
내려올 때는 한 번 내려서 탄다.
처음 역에서 받은 이 표를 잘 간수해야 한다.
열차를 바꿔탈 때마다 승무원이 열차표를 검수한 후
오래 전 우리 나라 기차에서 그랬던 것처럼 구멍을 뚫어준다.
산꼭대기에 이런 에스컬레이터와 빛이 들어오는 조형물
그리고 아래의 얼음동굴도 조성해 놓았다.
드디어 융프라우요흐 역에 내린다.
여기서 내려 리프트로 연결된 스핑크스 전망대로 올라간다.
전망대는 설원을 36도로 내려다 볼 수 있는 곳이다.
전망대 북동쪽으로는 묀히와 아이거,
남동쪽에는 알레치 빙하,
남쪽에는 알레치호른,
더 멀리에는 몬테로사사산이 있다고 하는데
눈 뜬 장님에 불과한 나는 어디가 어딘지 분간이 안되고
그저 한여름에 이런 빙하밭 위에 서있다는 게 감동으로 다가왔다.
날씨는 약간 추운 정도.
한겨울 패딩을 입고 온 사람도 많았으나
서양인들은 반팔 그대로의 차림으로 온 사람도 많았다.
여름옷에 보온성이 있는 가디건 입는 정도면 그리 춥지는 않아보였다.
무엇보다 사람이 많아 오랫동안 그곳에서 둘러볼 수도 없었다.
이상기후로 남극도 북극도 아프리카 킬리만자로도 다 조금씩 녹아내린다고 하는데
이런 빙하나마 볼 수 있는 오늘이 신기하고 감사했다.
'융프라우'란 '처녀'라는 뜻이며 인터라켄의 아우구스티누스 수녀에게 경의를 표하기 위하여
이름 붙여 졌다고 한다.
내려오는 길,
창 밖으로 알프스의 그림같은 풍경이 펼쳐진다.
또 기찻길과 나란히 등산하며 오를 수 있는 길이 잘 조성되어 있었다.
이름없는 작은 꽃밭이 사방으로 펼쳐진 초록의 들판과
양과 소들이 한가로이 노니는 초원 사이를 지나 기차는 느리게 내려왔다.
시간이 좀 더 있었더라면 저 길,
걸어서 걷는 저 길을 천천히 올랐다가
내려갈 때만 기차를 타면 어떨까.....또 혼자 이루어질 수 없는 꿈을 꾸었다.
스위스는 물가가 참 비싼 곳이라 한다.
하룻밤 숙박료가 적은 곳이 15만원(2인기준)이라 한다.
관광객들이 구경만 하고 숙박은 오스트리아나 프랑스, 혹은 이탈리아로
넘어가서 한다고 한다.
아름다운 스위스
왜 사람들이 스위스, 스위스 하는 지 알게 된 행복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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