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5천명의 도시 오따로 오는 길 왼편으로 <묘사 호수>가 끝도 없이 이어진다.
강물은 색깔이 옥색이다.
만년설이 녹은 물이 강물에 유입되어 강물의 색깔이 바뀌는 거라 한다.
미네랄 성분이 강의 탄산 성분과 만나 옥색으로 변한 거라고....
내가 좋아하는 음악 중 하나인 <솔베이지의 노래>가 이곳 노르웨이 작곡가 그리그가 만든 곡이라는 건
알고 있었다.
아주 아주 오래전에(무려 1979년) 내가 좋아해서 가슴 두근거리며 봤던 드라마에
<레만호에 지다>가 있다.
여주주연으로 정영숙씨가 나왔던 걸로 기억된다.
반공시대 남북간 사랑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스위스 외교관이 레만호에서
북한의 옛애인을 만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아마도 그 노래의 배경음악이 솔베이지의 노래였던 것으로 기억된다.
슬픈 곡조가 맘에 들었었는데 알고 보니 이 곡은
솔베이지와 바람둥이 페르퀸트의 사랑이야기였다.
아니 사랑은 아니다.
솔베이지처럼 평생을 참고 기다리는 게 사랑이라면 나는 사랑하지 않겠다.
젊은 시절 온갖 여자와 놀고 싶은대로 놀고 늙고 병들어 아무것도 가진 것 없는 빈털털이인 페르퀸트가
결혼식 날 버리고 도망갔던 솔베이지에게 돌아와서 그녀의 품 안에서 숨을 거두는 사랑이 사랑인가?
지고지순, 숭고한 사랑.....그건 하기 좋은 말일 뿐이고
좋은 풍경을 같이 보고,
맛난 음식을 같이 먹고,
일상을 공유하는 사랑이 진정한 사랑이 아닐까?
슬프도록 처연한 <솔베이지의 노래>를 들으며 오따의 구불구불한 숲길을 올라
해발 900미터 산 정상에 자리한 오늘의 숙소 산장호텔로 올라왔다.
아랫마을에서는 16도로 출발했는데 고도가 높아질수록 온도가 낮아지는게 보인다.
벤츠 신형 차 안에는 현재 온도와 시간이 LED등으로 깜박거리고 있기에.
16도가 15도가 되고 드디어 14도로 바뀌었을 때 관광시즌에만 운영하고
겨울에는 문을 닫는 호텔 입구에 당도하였다.(오후 6시 35분)
이곳은 올해 리노베이션해서 깔끔한 2층 호텔인데 불행히도 엘리베이터가 없다고 한다.
무거운 캐리어를 2층까지 끌고 가야했기에 남성 숙소로 당첨.
노르웨이의 장점 중 하나는 별 5개짜리나 별 3개 차이나 숙소에 큰 차이가 없다고 한다.
산정호텔이라는 특별한 체험을 그래서 할 수 있는 것이다.
주변이 산이라서 공기가 참 좋았다.
식사 후 잠깐의 짬을 내어 주변을 둘러보았다.
고원이라더니 추위를 견디는 키 작은 잡목들이 땅 가까이 옹기종기 붙어 있었다.
옷깃을 여밀만큼 추워졌다.
한국에서는 지금쯤 얼마나 더울까?
피서 제대로 온 생각에 피식 웃음이 나온다.
*불행히도 이 숙소의 사진을 분명 찍었는데 올리려고 보니 찾을 수가 없다.
특별한 경험으로 만족할 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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