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도 어린이 동화책이다. 직업상 아이들 책과 접할 기회가 많다. 아이들을 가르치려면 아이들의 책을 먼저 읽어야 하는게 맞다. 그런데 현실적으로는 책읽는 교사가 주변에 많지 않다. 얼마 전 서울시교육청이 주관한 연수에서 강사로 온 수원 남창초 조연수 선생님의 글 속은 우리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독서교육의 실태를 잘 짚어내고 있다.
초등학교 아이들의 독서교육하면 떠 오르는 것은 무엇일까? 아마 독서장제, 독서 골든벨, 독후화그리기 대회 등 결과만을 요구하거나 지식을 물어보거나 누가 얼마나 더 많이 읽었고, 얼마나 더 잘 외웠고, 얼마나 더 잘 그리는지 만을 평가하는 결과중심 독서교육일 것이다. 독서록을 보면 줄거리 몇 줄과 느낀 점 두 세줄이 대부분이다. 혹은 네 칸 만화나 삼행시 짓기, 깊이가 없는 인물 인터뷰 등 활동을 위한 활동중심의 독후활동이 나머지를 차지한다. 작품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와 비판적 시각 형성을 위해서는 검사나 인증제만을 위한 독후감 쓰기 교육은 지양해야 한다. 선생님도 함께 읽으며 아이들과 함께 토론하고 자신의 생각으로 재구성해야 한다.
그래서 수업시간에 온전한 좋은 작품을 제대로 읽어보자는 것이 '온작품읽기'다 장편동화의 일부분을 읽고 등장인물의 성격, 갈등, 시대상활을 파악하고 하는, 시 교육을 한다고 하면서 달랑 2!4편의 시를 실어 놓고 비유적 표현, 재미있는 말 등을 찾아보라고 하고 흉내내서 써 보라고 하는, 그림책을 실었지만 그림책의 판형을 담아낼 수도 없을뿐더러 그림책은 읽어주는 것이라는 기본 전제가 사라진 국어교과서를 문학 영역만이라도 내려놓자는 것이다.
온작품 읽기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심지어는 교과서 없는 국어수업을 해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방학을 맞아 어린이 책 두 권을 연달아 읽었다. 그러고보면 우리 동화의 수준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글의 참신성이나 흐름이 어른의 소설 못지않게 좋은 것들이 많다.
이 책은 댕기머리 탐정 김영서가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떠오른 아버지의 누명을 벗기기 위한 추리 형식의 동화이다.
일본 동경으로 유학가서 새장가를 간 아버지, 시골에서 부모님 모시고 살다가 딸인 영서를 가르치기 위해 미용실을 하는 어머니, 교실 안에서 황국신민서사를 외울 수 밖에 없었던 학교생활, 남의 눈을 피해가며 독립자금을 모으는 아버지 같은 사람, 또 그런 독립군의 첩자 노릇을 하는 사람, 일본군의 앞장이 노릇을 하면서 일본인보다 더 악랄하게 조선 동포를 괴롭히는 사람 등 일제강점기 시절의 시대상을 동화속에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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