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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풍경/햇빛고을 광양

비오는 날, 백운산 수련관 둘레길

 

지난 주말, 장마철이라 비는 오락가락 하는데

오랜만에 친구랑 백운산 둘레길을 가 보았다.

시청 홈페지에 들어가보니 백운산 둘레길은 내가 오늘 소개하고자 하는 길과는

전혀 다른 길을 소개하고 있다.

알고보니 여기는 백운산 수련관 둘레길.


백운산 둘레길은 어디를 말할까

 9개의 코스 조성이 2020년까지이고

현재는 1코스와 7코스가 개통되어 있다고 나와있다.


나와 내 친구가 즐겨찾는 이 백운산 수련관 둘레길은 옥룡 POSCO수련관에서 올라간다.

긴 코스와 짧은 코스 두 가지가 있다.

긴 코스는 약 5.5키로

짧은 코스는 3키로

길도 넓고- 차는 통제되지만 차도 들락거릴 정도의 넓은 길-

양쪽에 나무가 우거진 평평한 길이라

유모차를 끌고 갈 수도 있고,

나이든 분들도 산책삼아 거뜬히 걸을 수 있다.

여름이면 울창한 나무가 숲을 이뤄 그늘이고

가을이면 애기단풍나무가 많아 곱게 묻든 단풍보며 걷노라면

행복이 몽글몽글 피어난다.

오랜만에 갔더니 감탄, 또 감탄

갈 때마다 이런 아름다운 길이 집에서 30분 거리에 있다는 사실에 늘 고마워하게 된다.


 

이런 부드러운 흙길이 이어진다.

비 온 뒤라 땅이 질척거리지 않을까 염려했으나 그건 기우

이리 좋은 길이었다.



 

한쪽에는 작 다듬어진 편백숲 ,

광양시가 관리하는지 포스코가 관리하는지는 모르겠으나

철따라 관리가 잘 되고 있다.



 

작년까지만 해도 뿌리가 드러나있는 언덕이 있어

비오면 낙석피해가 우려되던 부분을 이렇게 보수작업을 해 두었다.

꽤나 운치있어 보인다.



 

 

 

우산은 차에 두고 왔는데 걷는 도중 비를 만났다.

안개가 자욱한 풍경이 몽환적으로 느껴진다.

오랜만에 맞는 부슬비가 싱그럽다.



 

 

입구에서 좌로 가면 긴 코스

우로 가면 짧은 코스

긴 코스는 억불봉 등산로 입구와도 연결된다.

입맛에 따라, 컨디션에 따라 얼마든지 코스조정 가능

백운산(1222미터)은 전남에서 가장 높은 산,

이런 좋은 산이 있어서 물 걱정도, 가뭄걱정도 별로 해 보지 않는 광양사람들은

분명 복받은 사람들이리라.



 

 

6월달에 천상의 화원이라 일컬어지는 곰배령을 다녀왔었다.

산 정상에는 한여름의 야생화가 피기 전이라 좀 밋밋했다.

그런데 계절은 어김이 없고, 또 이곳인 남쪽이다 보니

한여름의 야생화가 많이 피어있었다.

"큰까치수영아, 반가워"



 

큰까치수영 군락지



 

"큰뱀무"의 노란빛이 화사하다.



 

이름도 특이한 "등골나물"


 

대표적인 여름꽃 "개망초"도 한 자리 차지.



 

 

이곳이 바로 백운산 수련관이다.

POSCO 수련관이라 한 번도 숙박해본 적은 없지만 숲 속에 둘러싸여있고

외관도 알프스에나 있음직한 이국적인 모습이어서

하룻밤 숙박 자체가 바로 힐링이 아닐까 싶어진다.



 

한 시간 반 가량의 짧은 백운산수련관 둘레길(그래도 만 보 가까이 되네요)


결국 차로 돌아오기 10분 전에 내린 소나기로 온 몸이 다 젖었다.

불쾌함보다는 상쾌함, 해방감이 느껴진다.

양 팔을 벌리고 그 자유를 만끽했다.

행복했다.

오늘도 백운산아,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