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만 해도 겨울옷이 생각나게 춥더니만
또 며칠 사이 겨울에서 여름으로 건너뛴 듯 어제는 반팔 입은 사람이 부러웠다.
아침 출근 길에 순천 동천 벚꽂이 만개한 걸 보았기에
이번 주 지나면 그 속절없이 짧은 봄꽃이 후드득 다 저버릴 것이기에
시간 맞는 친구와 동천에 나왔다.
죽은 듯 보였던 고목 벚꽃의 어느 곳에 꽃눈을 숨겨 두었을까?
일제히 필어나는 봄의 아우성 벚꽃을 보노라니
그 가녀린 송이송이가 눈부시다.
90년대 초반 해도 이런 모습이 아니었는데 해마다 손질을 조금씩 해 나가는새
순천동천은 어느 곳에 내 놓아도 뒤지지 않을 정도로 아름다운 곳이 되었다.
도시 한가운데 이런 물이 흐르는 시내가 있다는 건 축복이다.
한강이 있기에 서울이 아름다운 것처럼,
동천이 있어서 순천이 아름답다고 말하는 건 너무 큰 비약일까?
그림처럼 아름다운 동천에는 연인이, 가족단위 관광객이 유난히 눈에 띄었다.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다운 모습
날리는 벚꽃잎이 벌써 떨어져 내린다.
꽃비가 내리는 동천의 풍경
천변 양 쪽을 따라 길게 들어선 길이 족히 3~4킬로는 되어 보인다.
언제 이 벚꽃이 심어진 지 알수는 없으나 이 벚꽃이 있음으로 순천의 봄은 아름답다.
순천만 정원도 봄꽃 축제가 한참이고
순천만의 유려한 S자 라인도 특별한 아름다움이지만
벚꽃 피는 이맘때의 순천 동천도 참 아름답다.
늘어진 수양버들 아래 가족 단위 나들이 객들이 유난히 많이 보였다.
여러 번 동천 다녔지만 오늘 인파가 최고로 많은 듯 싶었다.
벚꽃이 길 양 옆으로 터널을 이루었다.
꽃비 되어 내린 벚꽃이 길 양 쪽에 쌓여 있는 길.
그 길을 걷노라면 "벚꽃엔딩" 없더라도 저절로 노래가 흥얼거려진다.
산다는 게 행복해진다.
멀리 순천만 정원이 보인다.
이 다리를 건너 강의 건너편으로 갈 수가 있다.
건너편은 순천만 정원 저류지 주차장이 있는 곳이다.
강의 이 쪽과 저 쪽 양 쪽에 벚꽃이 환하다.
이 벚꽃 지고 나면 유채밭이 펼쳐지겠지.
강 변 유채밭 풍경.
"봄날씨처럼 변덕스럽다"는 말을 실감하듯이
금세 어두어지고 빗방울이 떨어질 것처럼 하늘이 시커멓다.
이 비 오고 나면 벚꽃은 언제 그리 고운 꽃을 피웠냐는 듯이 지고 말 것이다.
마음에 드는 벚꽃 시 하나를 옮겨 심는다.
벚꽃
김영월
요절한 시인의 짧은 생애다
흰빛이 눈부시게 떨린다
살아서 황홀했고 죽어서 깨끗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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