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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풍경/발길이 머무는 곳

문경새재 3관문에서 1관문까지 가족여행

 

 

 

 

 

 

 

 

 

 

 

 

 

 

 

 

지난 추석 모처럼 떠난 서안으로의 가족여행 불발 이후

우리 가족 5명이 여행을 떠났다.

이번 여행지는 충주.

남한강댐의 종착지이자

가을단풍이 아름답다는 말도 들었고

결정적으로 남편 회사의 콘도가 있어

하룻밤 숙박이 단 돈 일만원이라는

솔깃한 제안이 들어오니

망설일 이유없이 충주로 결정.

 

오후 2시반 조퇴를 하고

부랴부랴 길을 나섰는데 충주는 가도가도 안나온다.

서울에서, 안산에서 내려온 아이들

터미널에서 진즉 도착하여 기다린다는 말에 마음급해

휴게소 한군데도 안들리고 도착한 시각이

7시20분.

중간의 3키로 가량의 길막힘을 감안해도

멀기는 멀다.

 

콘도에서 하룻밤 숙박을 하고 충주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니

막상 맘에 드는곳이 없다.

결국 충주에서 그리 멀지않은 문경으로 넘어가

문경새재 3관문부터 걷기로했다.

3관문이 시작되는 곳은 문경이 아닌 제천땅인가보다.

편안한 흙길이 이어지는데 3관문부터 가면

완만한 내리막길이라 걷기 편하고

1관문부터는 약간은 오르막이라한다.

단풍 든 숲길에 눈맞춤하고

군데군데 사진찍기 좋은곳에서 인증샷도 남기고

쉼터에서 차도 마시고 쉬엄쉬엄 걸었다.

다시 돌아올 것을 염려한 남편과 아들은

2관문에서 돌아서 차를 가지러 가고

딸 둘과 나는 재미난 뮤직비디오도 찍으며

아름다운 7키로 가량의 숲길을 걸었다.

경상도지방의 선비가 한양갈 때 걸었다는

오래된 길 위로 전국 각지에서 온

관광객들의 웃음이 왁자하다.

다정스레 손잡은 청춘남녀의 데이트도 보이고

계모임인 듯 수다스런 중년여인들의 모습도 보인다.

 

낮은 구두를 신은 딸아이 발아프다 아우성.

결국 1관문 입구에서 인당 1,000원하는

전기순환차를 타고 내려왔다.

포장도로가 대세인 오늘 이 아름다운 숲길이 남아있어

이처럼 휴식의 공간을 제공해주니 고맙다.

만보기 살피니 그래봐야 오늘 하루 걸은 게

2만보가 채 안되는데 온 식구들 배고프다 난리다.

새재 입구에 자리한 옥돌쇠고기 집에 앉으니

8인분 갈비살이 게 눈 감추듯 사라진다.

 

낡고도 낡아 두 번은 가고싶지 않은 수안보조선호텔에서

남편의 생일잔치를 했다.

초코파이 장식 케익에 아이들이 미리준비한 풍선을 붙이니 보기에 근사한 파티상이 차려졌다.

아이들의 센스와 정성이 고맙다.

 

갈 때의 길막힘을 생각하여 올때는 중부내륙고속도로를

타고 왔다.

합천에서 진주까지는 한가한 국도를 달렸다.

늦가을의 정취가 물씬 풍긴다.

 

어느새 다 자라 객지에서 사는 아이들과의 오랜만의 만남이

참 좋다.

가족이기에 쉽게 다투고

또 쉽게 용서도 하는 것이리라.

이번 여행의 끝은 두 아이의 다툼으로 비록 끝은 안좋았으나

아직은 덜 자란 아이들의 성장통이라

마음을 다독이며

다음 여행을 기약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