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성은 녹차의고장
크고 작은 다원이 많다
그 중 가장 크고 유명하고 입장료도 받는 곳이
대한다원이다
여행객들이 보성녹차밭 이라고 찾아오는 곳이
바로 이곳이다
바로 지척에 살면서도 작년과 올해 가지 못했다
2주전 다큐3일에서 영천 소규모 녹차밭의
72시간을 따라가며 취재하는 모습을
TV에서 보고 조만간 가봐야지 마음먹었다
퇴근 후 직장동료와 길을 나섰다
입구 바로 왼편에 있는 대나무숲길로 길을 잡았다.
중국에서 전래되었다는 우람한 '맹종죽'이 반긴다
대나무 밑동이 천하장사 허벅지마냥 굵다.
죽순도 커서 한뿌리에 만 원이 넘는다 한다.
사람들 들어가지 말라고 쳐 둔
대나무 울타리조차 사랑스럽다
이어지는 주목나무 숲길도
처음 가 본 길이다
잘 다져진 흙길,
도토리 키재기하는 연초록 풀냄새,
굵은 베이스 톤으로 울어대는 산비둘기,
명랑한 소녀의 쫑알거림 같은 박새의 노래가
함께 길을 걷는다.
힐링이 따로 있는게 아니다.
아쉬운건 그 길이 너무도 짧다는 사실...
시간이 있었더라면 차 한 잔 마시고싶은
이쁜 찻집과 녹차음식점을 지나
드디어 본격적인 녹차밭 구경이다
바다전망대까지 가파른 길 400미터를 단숨에 올랐다
내가 사는 곳
멀리 율포앞바다가 보인다
섬으로 둘러싸인 바다는
그 잔잔함이 호수같다
내가 그리던 풍경
녹차밭이 한 눈에 들어온다
줄맞춰 선 키작은 녹차밭
기분좋은 바람이 분다
싱그럽다
아름답다
행복하다
서편에 해가 넘어가나보다
살짝 노을에 물든다
내려오는 길은 편백나무 숲길이다
대한다원 입구는 삼나무
하산길은 편백나무
피톤치드가 많이 함유되었다는 나무가 다 있다
한바퀴 돌고 내려오니
그새 가로등이 켜져있다
뒤돌아서 보는 녹차밭이 그림처럼 이쁘다
스마트폰 각도에 따라
녹차밭이 숨바꼭질을 한다
아직 7시밖에 안되었는데
우리가 마지막 손님인 듯
주차장엔 우리 차 뿐이다
몸에도 마음에도
초록잎에 물이 들었다
집에 와서 장사익이 목이 터져라 부르는
'봄날은 간다'를 들었다
2016년의 행복한 봄이 가고 있다
아니...초여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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