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햇살좋은 봄날을 그냥 보낼 수 없어
친구랑 구례산수유를 보러가기로 했다
구례 산동에 <지리산 아줌마>로 집짓고
유유자적 사는 언니도 만나고 봄나들이도 하고
겸사겸사 나선 길
언니가 해주는 부침개도 먹고
나물밥상에 거하게 점심까지 얻어먹었더니
아뿔사...산수유 마을 입구 차도는
주차장이 되어버렸더라
형부가 빌려온 오토바이에 나와 친구 둘이
타고 나선 길
차 사이를 아슬아슬 뚫고
산동면 방곡마을에 다다랗다
산수유꽃은
오밀조밀 돌담길 따라
봄햇살 내려앉은 시냇물 따라
출사나온 사진작가 어깨위로
산뜻하게 봄옷 차려입은 연인의 손 위에
노란 꽃물결로 내려앉았더라
돌담 위로 보이는 빨래조차도
하나의 예술품인 듯
색다르게 다가온다
실제로도 이뻤는데
사진으로 보니 더 이쁘네요. ㅎㅎ
예전에도 이 시인이 있었겠지요?
다만 저만 모르고 있었을 뿐
시만 잘 쓰는 게 아니라
부인에 대한 사랑을 실천하는 아름다운 사람이구먼요.
지리산 눈바람에
선잠 깬 산수유꽃이
바람에게 묻습니다.
"산수유 시인은 어데 갔대요?"
바람이 전합니다.
"그 양반 마누라에게 신장 나눠주고
지금 서울에서 회복중이라구만."
어찌 그런 사연이
"근디 그 부인은 신장이식이 첫번째가 아니고
두 번째 라구만."
어쩐지 눈에 익은 그 사람 보이지 않아 궁금했제.
이제 다 알았구만.
"사랑은 말이 아니라 실천이라구먼."
하늘도, 돌담도, 허름하지만 사람사는 온기가 남아있는 집이, 산수유꽃으로 둘러싸여
고향집처럼 포근하고 정겹네.
터질 듯, 말 듯
한껏 부풀어오른 벚나무도
때를 기다리고 있다네.
한 쪽에서는 통기타 공연이 열리고 있다.
바람도 좋고
산수유꽃도 좋고,
흥에 겨워 춤을 추는
전주에서 왔다는 산악회 사람들의 모습도
다 산수유꽃 아래서는
정다운 풍경이 되는 곳.
이곳은 구례 산동 산수유 마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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