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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풍경/발길이 머무는 곳

<고창여행> 세상 그 어디 이보다 붉을소냐? 고창 꽃무릇

 

2015.9.19

 

 

고창 선운사는 유명한 게 많은 절이지요. 봄이면 선운사를 감싸안은 동백꽃이, 여름끝이면 오늘처럼 꽃무릇이고, 그리고 가을이면 화려한 단풍으로 유명합니다. 시인들은 시를 쓰고, 가수는 노래로 선운사의 아름다움을 나타냈습니다. 그래선지 이제는 너무 유명해져서 갈 때마다 사람에 치여 멀미가 납니다. 그런 줄 알면서도 또 가는 건 그만큼 좋다는 반증이겠지요.

 

9월 19일에 다녀온 선운사를 좀 한가해진 지금에야 글로 옮깁니다. 그날의 감흥이 제대로 느껴질른지요.  ㅎㅎ 그래도 안하느니만은 나으리라는 믿음으로 출발~~

 

 

 

선운사 지붕끝이 보이지만 오늘은 꽃무릇이 목적지이기에 패쓰~~

 

와, 꽃무릇이 보이네요. 언제 보아도 화려함의 극치입니다. 저 연두의 세상과 대비되는 붉음이라니...볼때마다 감탄입니다. 작년에는 영광 불갑사를 갔었는데 그곳의 덩어리진 화려함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그래도 불갑사에 없는 산이 선운사에는 있으니 그걸로 부지런히 길을 나섭니다.

 

항상 절정에서 조금씩 비껴서 찾아서 아쉬었는데 올해는 절정입니다.

 

가늘 날이 장날이라고 2015.선운문화제가 열리는 날입니다. 그 행사의 하나로 도솔암 마애불 앞에서 미륵대재가 열리고 있습니다. 도솔암 마애불은 고려초기 불상의 모습을 하고 있으며 높이 13미터, 너비 3미터에 이르는 거대한 불상입니다. 보물 1200호로 지정되어 있지요. 눈을 가늘고 눈꼬리를 길고 머리에는 육계를 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도솔암 마당에도 불자들의 기도가 한창이네요.

 

 

 

꽃무릇을 보러 왔지 등산을 하고자 한 건 아니나 잘 다듬어진 등산로를 보니 그냥 지나칠 수 없어 가볍게 한바퀴 돈다는 게 돌아나오는 길을 몰라서 약 세시간의 등산을 하였습니다.

 

 

 

 

낮은 산이지만 올라오니 전망이 참 좋네요.

 

 

 

 

한바퀴 돌아 장사송 앞에 섰습니다.  장사송은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소나무이지요. 소나무가 유난히 많은 우리 나라지만 이렇게 잘 자란 소나무는 드문 듯. 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움이 묻어납니다. 나무 중의 정우성, 장동건이네요. ㅎㅎ

 

 

 

 

9월 19일 고창 선운사는 꽃무릇이 절정입니다. 함평 용천사, 영광 불갑사, 고창 선운사 꽃무릇으로 손꼽히는 세 군데를 다 다녀왔습니다. 용천사는 소박한 아름다움을, 불갑사는 좁은 면적에 불타는 아름다움이, 선운사는 꽃만큼이나 아름다운 산이 주는 아름다움으로 각기 그 특징을 가지는 듯 합니다.

 

선운사: 송창식

 

 

         선운사에 가신 적이 있나요?
          바람 불어 설운 날에 말이예요.

          동백꽃을 보신 적이 있나요.
          눈물처럼 후두둑 지는 꽃 말이예요.
          나를 두고 가시려는 님아
          선운사 동백꽃 숲으로 와요.
          떨어지는 꽃송이가 내 마음처럼 하도 슬퍼서
          당신은 그만...당신은 그만...못 떠나실거예요.

         선운사에 가신 적이 있나요?
         눈물처럼 동백꽃 지는 그곳 말이예요.
         나를 두고 가시려는 님아
         선운사 동백꽃 숲으로 와요.
         떨어지는 꽃송이가 내 마음처럼 하도 슬퍼서
         당신은 그만...당신은 그만...못 떠나실거예요.

         선운사에 가신 적이 있나요?
         눈물처럼 동백꽃 지는 그곳 말이예요.
         눈물처럼 동백꽃 지는 그곳 말이에요.

 

눈물처럼 동백꽃 질 때 아직 선운사를 가 보지 못했습니다. 떨어지는 꽃송이가 하도 슬퍼서 떠나지도 못한다는 그 동백꽃을 보러 내년 봄엔 길을 나서 보아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