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7.26(월)
황산은 중국 10대 관광지 중 하나로 꼽히며, 1990년 12월 오네스코에 의해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되었다. 중국 남부의 안휘성 동쪽에 자리잡은 이 산은 중국에서의 명성만큼이나 아름답고 수려한 산세로 중국인들에게 제일의 명산으로 곱힌다. 중국 고대 시인들은 황산을 칭송하면서 '황산을 보고 나면 그 어떤 곳도 눈에 차지 않는다'라고 했단다.
이번 우리의 여행도 '황산'이면서 어제는 그 주변의 관광지를 구경한 것이고 오늘이 바로 여행의 하일라이트 황산을 오르는 날이다. 오전 7시 반 호텔을 나섰다. 버스는 한 시간 반을 달려 케이블카가 있는 곳에 도착했다. 케이블카는 두 대가 있는데 한 번에 100명을 태울 수 있을 정도로 넓다. 현재 날씨는 21도로 산 밑에 비해 선선한 편이다. 산중의 날씨는 변덕이 심해 우비나 비옷준비가 필수라고 한다.
어제부터 일기예보 상으로는 비라고 했다는데 맑기만 했다. 오늘도 일기예보 상으로는 비라고 한다. 실제는 맑고 화창한 날씨이다. 대신 덥고 습하다. 아침부터 찐다. 장가계가 아기자기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데 비해 황산은 웅장하다. 황산은 약 15만개의 돌계단으로 이루어져 있다. 많이 걸어야 많이 보는 산이란다. 가이드 생활 몇 년 안 된 30대 초반의 만복 가이드도 벌써 다리가 아파 잘 오르내리지 못한다고 한다. 황산은 일명 '다리 빠지는 관광'이라면서 웃는다. 갔다 오면 거의 환자가 되는 산이랜다. ㅎㅎ
태평 케이블카를 기다리는 대합실 풍경. 멀리 우리의 만복 가이드가 보인다. 오늘이 월요일이어선지 비교적 한산한 풍경.
황산에서 가장 멋진 풍경을 자랑하는 '영객송' 모습. 각 국 대표가 모여 정상회담 하는 자리의 뒷 배경으로많이 사용한다고 한다. 벽에 붙은 그림을 찍은 것.
케이블카를 타고 가는 길.
황산은 중국의 다른 산과 달리 정상 부근에 호텔 등의 숙박 시설이 있어 이곳을 이용하면 다음 날 산 정상에서 일출을 감상할 수 있다고 한다. 그 호텔의 필요한 물품을 이런 지게꾼들이 져서 나른다고 한다. 일자리를 마련해 줄 수도 있고, 경비도 저렴하다고 한다. 그런데 한 번 들어보았더니 웬 걸. 들리지가 않는다. 그렇게나 무거운 걸 지고 나르면 저 무릎은 몇 년을 사용할 수 있을 것인가? 조심히 써도 60이 되기도 전에 닳아지는 게 연골이 아니던가? 삶을 꾸려가는 방법은 여러 방식이 있는 걸 알면서도 나는 나도 모르게 또 '동정의 눈길'을 보내고 만다. 부디 저 젊은이의 삶이 나아지기를....튼튼한 무릎을 오래 간직하길....
등산로 따라 다니느라 서해대협곡으로 온 줄도 몰랐다. 자연이 만들어 낸 환상의 절경 황산의 가장 메인 절경이라고도 하는 이곳은 운해가 있을 때와 없을 때 모두 각각의 매력을 선사합니다.-하고 안내 책자에 쓰여져 있다. 우리의 산세와 다른 웅장한 멋이 있어 볼 때는 감탄을 했는데 블러그에 올리려고 보니 그 사진이 그 사진인 듯 하다. ㅎ
절벽과 절벽 사이에 길을 놓은 중국인들의 발상이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원래는 짧은 코스의 관광이었는데 인당 7만원씩을 옵션으로 주고 황산의 절경을 찍고 오는 코스를 택했다.
모노레일을 타고 내려오는 길이다. 신경써서 보지 않은 탓인지 어디로 가서 어디로 왔는지가 헷갈린다.
황산의 코스는 대략 다음과 같다.
1. 말이 필요없는 황산의 대표코스(가장 무난한 왕복코스, 약 4시간 소요)
운곡-운곡 코스
2. 황산의 절경만 골라서 볼 수 있는 실속코스
한 방향으로 가면서 포인트를 쏙쏙 찍고 오는 편도 코스로 가장 인기 있는 코스(약 3시간)
태평-운곡 코스,
운곡산역-백아령-흑호송-시신봉-몽필생화-광명정-비래석-배운정-서해대협곡 1환-단하역-송곡임역
3. 등산 마니아들을 위한 트래킹 코스(약 5시간)
옥병- 운곡 코스
중국인들도 우리처럼 바위에 이름새기길 좋아하나 보다.
드디어 영객송이 있는 곳엘 왔다. 소나무의 가지가 팔을 들어올리고 손님을 맞이하는 모습이라 '영객송'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와~~~ 중국인들이 통계상으로는 15억, 잡히지 않는 인구까지 더하면 15억이 돼간다더니 산도 시장처럼 만원이다. 살기 편해진 중국인들이 관광을 다니기 시작한다더니 그 말을 여기서 실감한다.
우리 돈 6만원을 주면 다리빠지는 황산을 편하게 여행할 수 있다. 약 2키로미터의 거리를 앉아서 편하게 갈 수 있다. 그러나 내가 보기엔 돈보다는 두둑한 배짱이 필요하리라 본다. 산길을 가득 메운 사람들의 뭇 시선을 감당해 낼 배짱.....그러나 저러나 아까 그 짐꾼은 양반이었다. 길이 거의 꽉 막혀버린 탓에 도대체 나아가지를 못하는 짐꾼들을 보면서 안타까움과 응원의 박수가 저절로 나왔다.
황산 여행에서 내가 가장 인상적인 건 영객송도 , 산 위의 호텔도, 그 많은 사람들도 아니고 바로 이것이었다. 등산화에 등산복에 스틱까지 중무장한 우리들에 비해 중국인들은 그저 앞산 나들이 가는 차림이 너무 많았다. 심지어는 아래 사진처럼 하이힐을 신은 사람까지...너무나 신기하고 놀라워서 양해를 구하여 사진을 찍어왔다. 세상 참 넓고, 사람사는 방법 참 다양하다.
사진을 많이 찍는다고 찍었는데 다녀온 지 넉달이나 지난 오늘에야 정리하고 보니 그 날의 감동이 제대로 살아나지가 않는다. 역시 글은 따끈따근할 때 써야 제 맛. 나의 게으름을 한탄하면서 모처럼 올리는 오늘의 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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