볕좋은 봄날 순천이 품은 산 조계산에 등산하러 갔지요.
조계산을 오르는 길은 여러군데 입니다
광주에서 오면 송광사가 가깝고,
순천에서 가면 선암사가 가깝지요.
절을 보지 않고 조계산 정상인 장군봉을 바로 가려면
접치재로 갈 수도 있습니다.
이때는 절을 들러가지 않기에 입장료와 주차료를 내지 않고도 갈 수 있는 장점이 있지요.
조계산의 좋은 점은 참으로 여러가지 이지만
빼놓지 않는 한 가지는 바로 산 가운데 보리밭집이 있다는 거겠지요.
각종 산나물을 맛갈스레 무쳐낸 보리밥과 동동주, 그리고, 파전, 도토리묵무침 등을
먹을 수 있습니다.
주인 양반이 가마솥에 우려낸 숭늉도 무한대로 먹을 수 있습니다.
보리밥 한 그릇은 6천원이더군요.
도시락을 가져 가지 않아도 부담없이 오를 수 있는 산이 바로 조계산입니다.
보리밥집은 크게 세 군데 입니다.
이름도 너무 간단하여 잊어버릴 염려도 없지요.
원조보리밥집, 윗집, 아랫집 이렇게 세 군데지요. ㅎㅎ
선암사 들어가는 입구는 보물로 지정된 승선교로 시작됩니다.
여기서부터 선암사 입구이다.
선암사는 신라시대에 지어진 도량으로 2009년 사적 507호로 지정되어 있다.
송광사는 사적 506호이다.
우리나라 불교문화를 대표하는 선종과 교종이 조계산을 사이에 두고 양쪽으로 있는 모양이다.
즉 선종의 선암사,
그리고 교종의 송광사.
1954년 이승만 대통령은 불교정화사업의 하나로
"대처승은 절에서 물러가라"
는 명을 내렸다고 한다.
이후 비구승과 대처승 사이에 갈등이 조장되었고,
정부는 1962년 두 종단을 통합하여 새롭게 조계종단을 출범시켰다.
그러나 대다수의 대처승들이 절을 떠나고
1970년 태고 보우국사를 종조로 하는 태고종이 만들어 졌는데
그 대표적인 도량이 바로 이 곳 선암사라고 한다.
그리하여 사람들이 많이 찾는 선암사는 조계종이 아닌 태고종 사찰이다.
선암사 절 경내에는 삼층석탑과 대웅전이 보물로 지정되어 있어
그 외에도 문화재가 다수이다.
선암사에는 특히 매화나무가 많다.
350년에서 650년 된 매화가 50여그루 자리하고 있다.
올해는 지난 3월 22일 매화축제까지 열 정도였다.
절 마당 곳곳에 매화나무가 보인다.
기와지붕, 그리고 파란 하늘과 어우러져
봄날의 여유로운 정취를 즐기기엔 그만이다.
우리가 간, 3월 29일에는 운좋게도 그 매화가 절정을 이룬 날이었다.
"선암매"라고 하여 특별히 아름다움을 자랑한다.
눈이 호강하는 하루다.
선암매는 대웅전 뒷길에 몰려있다.
봄을 즐기려는 상춘객의 발길이 넘쳐난다.
홍매화도 청매화...그 아름다운 모습을 볼 수 있는 오늘에 저절로 감사하게 된다.
단청을 칠하지 않아 소박한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선암사 대웅전.....
등산이 목적이었는데 덤으로 그 유명한 선암사 홍매화까지 잘 보고 왔다.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다운 고찰 선암사는
홍매화 향기로 지금이 한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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