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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풍경/발길이 머무는 곳

공주여행-공주 마곡사-春마곡? 좋은 사람과 함께라면 冬마곡!

백제시대의 도읍지는 위례성에서 웅진에서 사비로

웅진은 지금의 공주, 사비는 지금의 부여

공주는 백제의 도읍지

영원한 국보급 투수 박찬호의 고향 정도로 알고만 있던 나에게

작년부터는 부쩍 가까워진 도시가 되었다.

 

이유는 간단하다.

나의 오랜 벗인 친구 지숙이가 작은 교회를 개척해간 곳이

바로 공주시 유구읍 노동리이기 때문이다.

마음의 거리 공주는 까마득히 먼 곳이지만

막상 대진고속도로를 타고 달려보면 내가 사는 순천에서

공주는 두 시간밖에 걸리지 않는

실상은 그다지 멀지 않은 곳이었다.

 

지숙이 집에서 하루를 묵고,

다음날 아침에 눈길 국도를 뚫고 달려간 곳이

공주 마곡사였다.

 

 

春마곡, 秋갑사라는 말이 있다.

마곡사는 봄이 아름답고, 갑사는 단풍 든 가을이 아름답다는 말이다.

새싹이 움트고 나무에 온갖 꽃이 피기 시작하는 봄의 마곡사가 그만큼

아름다워서 붙여진 이름이겠지?

 

마곡사는 640년(백제 무왕 41년) 신라의 고승 자장율사가 창건한 절이다.

우리가 익히 아는 동학사, 갑사 등 7개의 말사를 거느린

대한불교 조계종 제6교구 본사이다.

 

 

 

예전에는 절에 가게 되면 대웅전을 보고 오면 다 보는 건 줄 알았다.

시간이 가르쳐 준 것 중의 하나,

절은 불교문화의 한 축이고

곧 절마당 보다는 암자나 부도탑이 더 아름다울 수도 있다는 걸 깨닫게 해 준다.

오늘도 대웅전보다는 암자를 먼저 찾기로 하였다.

아무도 밟지 않은 눈길을 걷는 즐거움을 혼자 누리고 있는

눈이 거의 오지 않는 곳에 사는 곳에서 온 내 친구.

 

 

 

 

백범명상길에 자리잡은 은적암이다.

보통의 암자들이 절과는 꽤 떨어진 곳에 자리잡은 게 보통인데

여긴 지척이다.

암자보다 눈쌓인 겨울풍경이 좋아서

우린 사진을 찍고 또 찍었다.

 

 

오랜만에 보는 고드름도 반갑다.

12월 13일밖에 되지 않았는데 12월의 추위가 꽤나 매섭다.

 

 

 

 

 

이제부터는 백련암에 오른다.

이곳은 백범 김구선생님이 명성황후 시해에 분노하여 일본군 장교를 살해한 후

은거한 곳이라고 한다.

 

눈덮인 바위의 모습이 언뜻 거북이의 모습처럼 보여 한 컷~~

 

 

백련암에서 보는 풍경이다.

양쪽에 자리한 따지 않은 서리맞은 감에 마음을 뺏겨버렸다.

까치밥으로 하기에는 너무나 많은 양...

겨울에 피는 꽃처럼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먹이를 찾으러 왔는지 멀리 노루가 보였다.

사람들 세상과 그리 떨어지지 않은 곳인데...

귀한 노루를 볼 수 있는 행운,

겨울을 건강하게 나기를 빌어주었다.

 

백련암의 전경이다.

백범선생 은거하신 집이 바로 뒷건물인데

우린 감나무와 유리에 비친 아름다운 경치에 탄복하느라

정작 중요한 걸 보지 못하고 와 버렸다.

무지의 극치를 어찌할꼬?

 

봄마곡 못지않게 겨울의 마곡사도 참 아름답다

눈 닿는 곳마다 한 폭의 풍경화가 된다.

 

 

백련암 한 쪽 면은 통거울로 되어 있다.

거울에 비치는 풍경이 그야말로 예술이다.

 

 

 

내려오는 길에 부도탑을 보았다.

볼 때만 해도 이것이 어느 시대 양식일까?

좀 신기했었는데 블러그 올리느라 이곳 저곳 자료를 찾아보니

이것은 고려시대 라마교의 영향을 받은 인도풍의 부도탑인 듯 하다.

 

 

 

이 다리를 지나 드디어 마곡사 본 절로 들어간다.

누군가의 소원을 담은 연등 행렬이 화사하다.

 

 

 

보물 제 802호로 지정된 대광보전과

보물 제799호로 지정된 5층석탑

대광보전은 불타없어졌는데 순조 13년인 1813년 새로이 지은 건물이라고 한다.

 

여긴 보물 제 801호로 지정된 대웅보전

임진왜란 때 소실되었다가 조선 효종 2년에 새로 지어진 건물이라고 한다.

가운데 석가모니불을 중심으로

좌우에 아미타불과 약사불이 모셔져 있는데

어느 절이나 그렇듯이

사진촬영이 금지되어 있어서 내부 모습은 찍을 수 없었다.

드물게 있는 중층건물 중 하나로 아름다운 조형미를 맘껏 보여주는 건물이다.

 

 

눈 쌓인 마곡사는 아름다웠다.

눈이 거의 내리지 않는 곳에서 살아서

더구나 좋은 친구들과 함께여서 더 멋지게 다가왔는지 모르겠다.

마곡사를 떠올리면 이 좋은 친구들이 늘 함께 떠오르겠지?

김구 선생이 평생의 애송시로 삼았다는 서산대사의 선시로

오늘 포스팅 마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