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하지 않게 좋은 님들과 곡성 오곡 약대추산장을 가게 되었습니다.
한 번도 들어보지 못했던 곳인데
도착하고 보니 이쪽 동네에서는 꽤나 유명한 곳이었네요.
곡성터미널에서 묘천리 방면으로 7분여 가량 들어간 산골짜기에
위치한 식당이었습니다.
유명세를 반영하듯 입구에는 진도에서 온 대형버스가 주차되어 있었지요.
약대추산장 입구이고요.
메뉴판...
우리가 주문한 건 능이버섯닭백숙.
능이버섯이 섞여 검은빛을 띱니다.
닭고기의 느끼함이 거의 안나는 국물맛이 일품입니다.
여기 농장에서 100% 재배했다는 유기농 위주의 반찬
간도 맛고, 식감도 좋고, 녹두가 드문드문 섞인 죽도 맛나네요.
여기까지는 여타의 다른 음식점과 별 차이가 없습니다.
이 음식점이 다른 식당과 구별되는 차이점은
식재료의 거의 대부분을 자급자족한다는 겁니다.
이 농장은 1만5천평이나 된답니다.
부지런한 주인장이 이곳에 산장을 세울 때 주변분들이
다 반대했다고 합니다.
"해 보지도 않고 안되는게 어딨어?"
라는 정신으로 이 농장을 개발하고,
아침저녁으로 부지런한 주인장이 농장을 관리한다고 합니다.
그 넓은 부지에 먹거리가 가득합니다.
한 번 보실까요?
토란 심어진 밭.
연잎나물, 연잎차, 연근을 만드는 연꽃밭.
파는 게 아니랍니다.
모두 손님용 상에 오른다고 하네요.
연꽃밭 옆으로는 늦은 개망초가 한가득.
무리로 피어있으니 개망초도 이뻐요.
농약을 거의 치지 않은 복숭아밭.
새도 먹고, 개미도 먹고, 우리도 먹었어요. ㅎㅎ
농약을 치지 않아 복숭아의 크기는 작았지만,
이런 복숭아 만난지 오랜만이라 우리도 한 개씩 맛보았어요.
지금은 손님상에 복숭아가 후식으로 오르고요.
복숭아가 떨어지면 포도를 올린다네요.
하우스 안에서 무럭무럭 익어가는 청포도
이 한 뿌리에서 열린 포도줄기가 그야말로 주렁주렁...
장하고 오진 풍경입니다.
이렇게나 많이요.
모두 한 뿌리에서 갈라져나온 줄기지요.
커다란 하우스의 반을 채웠어요.
정말 장관이지요?
이 특별한 포도는 모두 주인장의 솜씨랍니다.
산장 이름이 왜 "약대추산장"일까?
궁금했었는데 의문이 풀렸습니다.
오곡면은 약대추가 많이 나오는 곳이고,
이 농장에도 무려 수 백그루 대추나무가 있습니다.
키우기 까다롭다는 대추나무.
가을이면 빨갛게 익은 대추로 물들겠지요.
저농약을 고집하는 주인이라면 이 대추도 약대추 맞겠지요.
요새는 한 번 좋다고 소문이 나면 먼곳일지언정 일부러 찾아가는 세상입니다.
정직하게 먹거리를 만들고,
땀흘려 손님을 맞는 주인장의 넉넉한 인품이 돋보여
그 어느때보다 맛난 점심이었지요.
재작년에 한 학교에서 동학년 했던 기념으로 만들어진 모입니다.
40대도 있고, 60대가 많습니다.
좋은 사람들과의 아름다운 인연으로
학교를 떠났지만 다시 만나니 이 아니 즐거우랴?
선생님!
사랑하고 존경합니다.
건강하시길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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