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를 보려면
3분만 걸어가면 되는 거리에 살면서도
집에서는 여기가 바닷가라는 걸 별로 실감하지 못했네요.
오늘 아침 뜻하지 않게 동침한 요 녀석 때문에
실감났습니다.
어젯밤 잠을 자려고 누우니 어디선가 벽을 긁는 소리가 났습니다.
평소 주택에 살다보니 보일러 돌아가는 소리, 바람에 문 흔들리는 소리,
가스통 흔들리는 소리 등...이런 저런 소리가 들려올 때가 많았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휘파람새 소리나, 뒷산에서 들려오는 꿩소리 등
자연에서 나는 소리에 행복하게 눈 뜰 때도 있었고요.
'보일러 돌아가는 소린가?'
자꾸만 신경이 쓰이는데도 그렇게 위안하며 잠을 청했습니다.
외부의 작은 소리에 신경쓰다보면 평소 무던한 저도
잠을 설치기 일쑤라,
시계 초침 소리에 호흡을 맞춰 잠을 청한 적도 있었거든요.
어제도 그런 소리가 들려왔지만
신경쓰지 말자
스스로를 세뇌하면서 잠을 청했는데,
결국엔 잠을 설치고 말았습니다.
맨 처음 깬 것은 새벽 한 시 쯤이었습니다.
도저히 그냥은 잠을 잘 수 없어서
보일러를 일단 껐습니다.
그럼에도 그 소리는 계속 되었지만,
괜찮아지겠지? 스스로를 위안하며 또 잠을 청했답니다.
다시 또 눈을 뜬 것은 새벽 5시 50분 무렵이었습니다.
소리나는 곳을 보니 안경 벗은 제 눈에도 뭔가가 벽에 붙어있는 것이 보였습니다.
벌레인가? 쥐?
쥐라고 하기엔 너무 작은데....
소름이 끼치는 걸 참고 주섬주섬 안경을 찾아 써 보니
아뿔사~~
어제 저랑 동침한 놈은 바로 바로 요놈입니다.
발가락 열 개 달린 요놈을 보고는
웃을 수 밖에 없었답니다.
고무장갑을 끼고 밖으로 내보내주었는데
자기 집 잘 찾아갔겠지요?
바다에서 우리집까지 걸어오려면 2박 3일은 걸렸을 터인데
몸살은 안 났나 모르겠습니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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