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의 풍경

재미있으나 힘든 떡차만들기

이미 많이 자라버려 창(녹차의 첫번째 나오는 잎으로 창처럼 뽀족하게 생긴 것)이 잘 보이지도 않는 녹차잎. 1창 2기(창 하나에 잎 두 개)로 따야 한다는 설명을 보이며 시범중.

문해력 공부하는 선생님들 몇 분과 이번에는 떡차만들기에 도전하였다.

한 번 만들기가 어렵지 두번은 쉬울 줄 알고 도전한 '떡차 만들기'

녹차는 생녹차이지만 떡차는 후발효차다.

하여 생잎을 바로 따서 만드는 녹차에 비해

떡차는 하루 전에 따 두어 시들리기를 하루쯤 해야 한다고 한다.

나는 토요일에 들어가서 1키로쯤 따 두었지만 다른 사람들은 일요일 아침에 모여

그때부터 따기 시작했다.

벌써 녹차잎은 창을 찾아볼 수 없으리만큼 자라버렸다.

떡차 만들기 배웠으니 한 번 쯤 더 실습해보고 싶은데

아무래도 올해는 틀린 모양이다.

 

 

무엇보다 이 날은 햇살이 너무 뜨거웠다.

불과 2주 전의 햇살이 아니었다.

그때는 두 시간을 땄는데 이번에는 사람이 훨씬 많음에도 한 시간밖에 따지 못했다. 어제 미리 따둔 게 없었더라면 만들지도 못할 뻔 했다.

역시 녹차 만들기 가장 적당한 시기는 4월말인 듯 하다.

 

녹차가 생녹차잎을 따서 만드는 것에 비해

떡차는 하루 전에 따서 시들기가 적당하고 수분도 적당히 날아간 상태가 좋다고 한다.

또 녹차는 만들고 나서 바로 마실 수 있으나

떡차는 만든 후 적어도 6개월 가량의 숙성이 필요하다고 한다.

천 년 이상의 역사를 가지고 있기도 하고

중국의 고급차 보이차처럼 계속 숙성이 되어 세월이 갈수록 더 좋은 맛이 난다고 한다.

장흥이나 보성의 다원에서 떡차 체험은 인당 2만원을 내면 할 수 있다.

만든 떡차를 가지고 갈 수 있다.

원래는 5만원인데 지자체에서 다원에 3만원의 추가 보조금을 준다고 한다.

녹차 산업을 장려하기 위해서일 것이다.

4월에 녹차잎이 적당할 때 따서 찐 다음 냉동보관한 것으로 체험을 하는데

체험은 보통 7월까지만 가능하다는 것도 이번에 오신 떡차 선생님께 들었다.

 

 

왼쪽은 시들기를 한 후 티끌을 가려낸 녹차잎.

오른쪽은 큰 솥에 베보자기를 깔고 10여분 쪄 낸 후 모습.

한소끔 뜨거운 김을 내 보낸후 절구에 넣어 찧으면 완성

 

 

 

 

한 쪽 손에 비닐장갑을 낀 후 뒤집어 가면서 찧으면 손에

녹차물이 드는 걸 방지할 수 있다.

이 작업이 상당히 어렵고 힘들었다.

옛날에 가정에서 쓰던 떡판이 있으면 좋은데 없어서 모양을 어찌내나

궁리하다가 다이소에 가서 산 작은 그릇에 넣어 모양을 잡았다.

대나무살을 세로로 잘라서 해도 된다.

건조가 되면 줄어들 것을 생각하여 잘라야 한다.

 

 

 

 

만들어진 떡차.

햇살 아래 2주 정도 건조시킨 후,

남은 물기는 건조기에 넣어 한번 더 바짝 말린다. 

건조기에 말린 후 마지막으로 강한 햇살에서 한 번 말린 후 항아리에 넣고

한지나 짚으로 감싸 숙성시키면 6개월 후에 맛있는 떡차를 맛볼 수 있겠다.

뜨거운 물에 떡차 하나를 넣으면 서너명이 거뜬히 마실 수 있기에 겨울에 몸을 따뜻하게 하는데 좋다고 한다.

 

언제 햇살에 다 말리나?

집에 와서 나무 젓가락으로 가운데 구멍을 뚫은 후 건조기로 다 말려 버렸다. ㅎㅎㅎ 때마침 오늘 밤에 비가 억수로 퍼 붓고 있으니 내 선택이 잘 되었다고 자화자찬한다. ㅎㅎ

땀과 정성과 노력으로 하나씩 만든 떡차.

네 개 들어있는 떡차(돈차)가 2만원에 시판되고 있으니 오늘 80개 가까이 만들었으니 돈으로 치면 얼마야.

떡차가 숙성될 때쯤 1박 2일로 모여 한 번 더 놀면서 시음의 시간을 가져보기로 했다.

 

마음 맞는 후배 선생님들과 오늘 하루도 잘 놀았다.

삼겹살에 키조개에 갑오징어에 전복을 구워,

밭에 막 딴 상추와 부추에 쌈 싸서 먹었다. 

소휴당이 위치한 곳이 바닷가라서 가능한 메뉴이다.

언제든지 맛있고 싱싱한 제철 해산물을 사 먹을 수 있는 곳,

소휴당이 가진 매력 중 하나이다.

 

점심 때 잘 먹였더니 절구를 콩콩 잘 찧더라.

대접이 소홀했으면 만들지도 못할 뻔 봤네.

일상의 모든 것, 특히 오늘처럼 새롭게 해 보는 일들은 놀이처럼 해 보려고 했는데 오늘은 '놀이가 아니라 노동'이 되었다.

나는 '호모 루덴스'니까......ㅎ

 

 

어제부로 다음 블러그가 개편되었다.

친구의 새 글 알림창도 어디로 사라져버렸고

답글을 달려니 이상한 새 창이 뜨고....

무엇보다 한 편의 글을 올리는데 뻑하면 날아가 버리고 없다.

이 글도 벌써 몇 번째 완료 버튼을 눌러 저장해가며 겨우겨우 작성한다.

이렇게 불편해서야 원.

개편이라고 했으면 전보다 나은 방향으로 해야지 이게 뭔가... 싶다.

다 쓰고 올린 걸 확인하니 글씨크기는 왜 이리 작은거야.

글씨크기를 키워도 완료 후 확인해보면 다시 제자리다.

이래저래 불만이다.

이웃 네이버로 이사가자니 그동안 쌓인 글이 아깝다.

 

블러그 완성하기 너무 어렵다. ㅠㅠ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