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길을 걷고는 점심도 먹지 않은 채 바로 추월산 둘레길인 용마루길로 갔다.
주차장에서 잠시 망설였다.
산을 올라 보리암으로 갈 것인가?
둘레길을 갈 것인가?
오늘은 둘레길 <용마루길>을 갔지만 다음에는 보리암을 가기로 했다.
추월산 중턱에 자리잡은 보리암은 담양호가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절경이다.
몇 년 전 이곳의 풍경에 반해 꼭 다시 와야지 다짐했는데...오늘도 가 보지 못했다.
대신 파란 하늘에 흰 구름이 우리 나라 전형적인 가을 날씨답게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용마루길>에 막 접어들면 보이는 인공 폭포
꽤 길다.
하늫과 잘 어우러져 기분 좋게 한다.
유난히 하늘이 좋은 날이다.
단풍은 색이 바랬고, 큰 활엽수는 나무에 매달려있기는 하나 말라버렸다.
추월산은 전남 5대 명산 중의 하나로 해발 731m이다.
대학 다닐 때 이 산을 딱 한 번 왔었다.
별다른 안전시설이 되어 있지 않아 오르고 내리고 할 때 꽤 무서웠던 산으로 기억한다.
밧줄을 타고 올랐던 기억도...
지금도 그런지 한 번 가보고 싶은데...잘 안된다.
담양호를 끼고 테크길로 되어 있는데 쉼터에서 어떤 분이 섹스폰을 연주하고 있었다.
자연을 벗하러 온 사람들에게 민폐가 아닐까 생각했는데
분위기에 맞는 곡 선정으로 들으면서 걷는 기분도 괜찮았다.
테크로 된 이런 길이 오르막과 내리막이 없이 평평하게 이어진다.
종점까지는 약 3.9km
왕복하면 운동이 꽤나 되는 길이다.
아직은 되돌아와야 하지만 조만간 담양호를 끼고 한 바퀴를 돌게 만들다 하니
기다려 볼 일이다.
올 가을에 주말이면 공부하는 일이 있어 가을 풍경을 많이 느껴보지 못했다.
날씨는 여름처럼 더운 날이어서 햇살은 따가웠으나
늦가을 풍경으로는 그만이었다.
멀리 추월산 정상 봉우리가 보인다.
물이 있고, 산이 있고 30년 이상을 함께 흘러온 다정한 친구가 있어서
행복한 날이었다.
산을 내려온 후 2시 반에야 들어간 식당(상호: 담양골 아구찜, 겁나게 맛있음)에서
아구탕을 먹고 나니
사람들이 왜 담양, 담양 하는 지 알 수 있을 정도의 만족감이 밀려왔다.
담양읍권, 담양호권, 가사문학권, 창평 슬로시티권 등
어느 곳도 다 좋은 담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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