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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풍경/일상의 풍경

내게는 너무 먼 일림산철쭉

 


어제는 종일 비가 내렸다.

뒤늦게 드라마에 빠진 나는 <슬기로운 감방생활> 3화부터

보느라고 방안에서 놀고

비오는 날 풀이 잘 뽑힌다는 남편은 부슬부슬 내리는 비를 맞으며 풀뽑기를 했다.

 

하루종일 방에서 놀기 좀 지루해진 나의 제안으로

오후 4시에야 일림산 산행을 나섰다.

집에서 10분쯤 차타고 가서 제 2주차장부터 산행 시작!

얼마나 오랜만의 산행이던가

감개무량

허리부실해진 이후 산행은 엄두도 못냈는데..



 

 

 

 

 

 

 


비온 뒤의 숲냄새가 진하다

간간이 들리는 새소리가 싱그럽다.

선경을 거니는 듯 안개에 싸인 산은 몽롱하다.

오솔길인 듯, 경사가 거의 없는 산책길 수준의

포근한 산.

땅에서부터 올라오는 물먹은 나무냄새,

제각기 다른 초록의 향연에 행복해진다.

숲속에 숨어있던 큰으아리, 공조팝나무, 팥배나무의

순결한 흰색이 곱다.

더구나 오늘은 모처럼 짝꿍과 동행!



 

 

한 시간을 올랐다.

시간은 어느새 5시 40분

아직 철쭉군락지에 오르지 못했으나 매남골 삼거리에서 미련없이 하산을 택한다.

여기서 2년반을 사는 동안 철쭉꽃 절정의 일림산을 한 번도

보지 못했다.



 

 

 

내년을 또 기약해본다.

그늘로만 된 산이니 여름에 또 오리라 다짐해본다.

 발 아래 구름이 노닌다.


  

오는길에 수산물위판장에서 산 낙지에다

지인이 준 죽순을 버무려 낙지죽순초무침을 만들었다.

부실한 마누라의 허리건강을 염려해 연례행사로 있는

설거지 맡아해주니 오메 고마운거~~~

 

노곤한 피로감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