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729
진도교육청은 내가 사는 전라도 동쪽 끝에서 2시간 반이 걸렸다.
하여 교육지원청만 들렀다 가기에는 아쉬움이 많았다.
가는 길 내내 이정표에는 진도와 함께 팽목항이 함께 적혀있었다.
팽목함.
세월호의 아픈 기억이 있는 곳,
한 번도 가 보지 못했다는 자책으로 진도 초입에 위치한 교육청에서 다시 30분을 달려
홀로 그곳에 들렀다.
<기억관>이라고 쓰인 건물은 여름 햇볕에 지글지글 끓고 있었다.
작은 에어컨 하나가 감당하기에는 지독한 더위였다.
몇 컷의 사진을 찍었고, 노란 배, 노란 리본, 여러 편지들도 꼼꼼히 살펴봤다.
이제 5년이 지난 지금 '세월호'은 우리 시대 아픈 이름이 되었다.
더 이상의 이런 슬픔이 없기를,
천국에서나마 행복하기를 빌어본다.
지켜줄 수 없었던 어른들의 무능에도 기성세대의 한 사람으로서 사죄를 해야겠지....
씁쓸한 마음으로 돌아나오는 길에 본 저 산, 눈에 익다.
진도 끝자락에 위치함 동석산이다.
산의 높이는 219미터.
산의 높이가 낮다고 만만히 보아서는 큰 코 다치는 산이다.
종성교회부터 오르는데 암벽으로 둘러싸여 '작은 공룡능성'이 아닐까 생각될 정도로
다리가 후들거렸던 산이다.(여기서 잠깐 '공룡능선'은 가보지 못했다. 이론으로만 알고 있는 산 ㅎㅎ)
조금 더 가다보니 세방낙조 휴게소가 나온다.
다리 후들거리는 동석산을 지나 반대편으로 내려와서 만났던 곳.
그날도 낙조를 보기에는 이른 시간이어서
언젠가는 이곳에 다시 한 번 와 보리라 다짐했었는데....
불과 몇 년 사이 나는 더 이상 산을 오를 수 없게 되었다.
아쉬움에, 건강했던 그 날의 내가 생각나서 이 더위에 전망대에 올랐다.
전망대는 아무도 없었다.
동석산 산 바람이 불어와서 시원했다.
20분쯤 앉아 있었나
시원하게 부는 바람, 목청 떨어지는 매미
진초록 나무만이 한여름의 고요을 만끽하고 있었다.
온 세상이 한증막이 된 듯 날은 이리 뜨거운데 어쩌자고 구름은 저리 뭉실거리는지.
엷은 박무에 휩싸인 먼 듯 가까운 듯 섬만이 외롭다.
이곳에서 세 시간을 달려 집으로 왔다.
진도, 참으로 멀구나!
이 세방낙조 전망대가 있는 곳이 행정구역상 진도군 지산면이다.
요즘 뜨는 가수 송가인의 고향이라고 티비 프로그램에도 나오는 곳이 바로 이곳이다.
얼마전 송가인이가 그랬다.
"제가 진돗개를 이겨버렸어라~~"
진도하면 진돗개가 떠오르는데 그 명성을 송가인이가 능가해버렸다는 이야기다.
아닌게 아니라 "송가인 쓰나미"라고 하여 송가인이만 나오면 시청률이 팍팍 오른다고 하니
방송사로서는 송가인 모시기 광풍이 부는 게 당연하리라.
자고 일어나니 유명해졌다는 바이런의 말이 딱 맞는 <대세 송가인>이다.
그러고보면 인생은 참으로 살아볼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