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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풍경/일상의 풍경

또 꽃무릇이 피었다

 

가는 세월 속절없다지만 시간이 참 빠르다.

긴 여름의 끝이 언제나 보이나 했더니 조석으로 부는

바람타고 꽃무릇이 피었다.

저녁을 먹고 배도 부르고 아까 엘리베이터 벽면광고에서 본

상사화축제를 내일부터 한다기에 미리 가보았다.

상사화와 꽃무릇, 구별을 못했을까?

축제 이름은 지봉로 상사화축제인데 사진은 꽃무릇이다.

상사화는 연분홍

꽃무릇은 핏빛붉음

잎과 꽃이 만날 수 없는 것만이 같을 뿐인데..

 

지봉로는 우리 동네 산책로를 일컫는 말이다.

큰 도로옆의 가로수를 따라 조성된 크지않은 산책로인데

언제부턴가 하나 둘 꽃무릇이 보이더니

지금은 꽤 길게 이어져있다.

아직은 망울만 맺은 게 대부분

절정을 보려면 5일쯤은 더 있어야 될 것 같다.

 

축제장 옆에서

색색으로 곱게 옷을 차려입은 나무를 보았다.

어느 솜씨좋은 여인네의 작품일까

겨울이 되려면 아직도 멀었는데 저 나무들 땀띠나면 어쩌나

이쁘기는 하지만 쓸데없는 걱정도 들었다.

 

꽃무릇...

한때 이 꽃 피는 시기가 되면 일부러 꽃보러 찾아다녔었다.

선운사로 불갑사로 용천사로....

오늘보다 더 젊었고 오늘보다 더 향기로웠던

그때의 내가 생각난다.

반가우면서도 쓸쓸해지는건 쓸데없이 세월이 빠른데서 오는

슬픔이라고 애써 위안해본다.

 

요 며칠 비가 자주 내렸다.

여름에 그토록 기다리던 비였는데 .....

추적추적 내리는 가을비는 쓸쓸하다.

커피도 있고 음악도 있고 비내리는 창밖 바라보는 낭만도 있는데..

그래도 쓸쓸했다.

 

이제 진짜로 가을이 왔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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