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종대....그리고 수국 피는 태종사에서
한 학기를 마무리하는 교육과정 반성회 겸 직원 워크숍이 지난 금요일에 있었다.
이번 목적지는 부산.
우리 학교는 담임교사의 평균 연령 31세.
비교과 선생님들의 평균 연령은 50대
허리라인에 속하는 40대 선생님이 단 한 분 뿐이다.
젊은 선생님들이 많은 관계로 젊음이 넘쳐나는 부산 희망자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오전 수업을 부랴부랴 마치고 맨 처음 찾은 곳은 부산 태종대.
태종대....여기 와 본지 정말 오래되었다.
입구에서부터 기억이 잘 나지 않았다.
날씨가 더워서 아래 사진에서 보이는 다누비 열차를 타고 갔다.
왕복 3천원인데 운동 삼아 천천히 걸어가도 좋았을 걸.
당연한 것 처럼 타고 가다 보니 후회가 되었다. ㅎ
다누비 열차는 왕복 3천원,
내려 올 때는 버스를 타고 와도 된다고 한다.
우리 일행은 내려올 때는 천천히 걸어왔는데 중간에 태종사 수국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전망대에서 본 바다 풍경.
바다는 눈에 익었지만 전망대는 낯설었다.
아주 무더운 날이었는데 바닷바람이 불어와 이곳은 시원했다.
바다가 보이고,
깎아지른 절벽이 보이고.
멀리 바다를 가로지르는 배도 보이고.
오늘 오전만 해도 정신없이 챙겨 왔는데....
숨통이 좀 트이는 느낌이다.
인도를 따라 조금 내려오니 태종사가 보였다.
수국꽃 문화축제가 7월초에 열리는데 지금은 이미 하순.
다른 사람 블러그에서 이곳을 보고 와 보고 싶었는데
뜻대로 되지 않았다.
이미 20일 가까이 지났기에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숲길로 접어들었다.
그랬는데.....
이렇게 이쁘게 수국이 피어있었다.
절정이 수국은 아니었으나,
분홍으로, 빨강으로, 보라로 크고아름다운 꽃송이를 자랑하고 있었다.
행복해졌다.
뜻하지 않게, 별 기대없이 만난 수국이기에 더 반가웠다.
올해는 이렇게 무리지어진 수국을 못 보고 여름이 다 가버린 줄 알았는데......
라마승일까?
붉은 가사 장삼을 입은 스님이 종을 쳤다.
얼마 전 우리 학교에 과거 학교 다닐 때나 듣던 종을 새로 달았기에
어떻게 치는 지 궁금해졌다.
더구나 종각 옆에 자리한 저 아름다운 수국이라니....
작은 종각, 주황의 가사장삼을 걸친 스님, 그리고 보라빛 향기.....
사람이 행복해지는 데는 많은 게 필요하지 않다.
수국 더미 속에서 나는 금방 행복해졌다.
내려오는 길.
아름다운 수국길.
1킬로 쯤 될까?
호젓한 오솔길이었다.
이 태종사 수국이 있어서, 산길이 있어서
이번 일박이일 교직원 워크숍은 성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