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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예울마루/젊음의행진 뮤지컬 관람기

행복한 마술사 2017. 2. 12. 19:10

 

오랜만에 뮤지컬을 보러 가자는 언니들의 연락을 받고

일요일 오후 2시에 하는 뮤지컬 <젊음의 행진>을 보러 갔다.

누가 나오는지, 어떤 내용인지도 모른 채

그저 공짜 티켓이라기에 얼씨구 따라갔다.


한때는 좋은 뮤지컬을 찾아서 광주로, 여수로 다녔었는데 작년 가을부터

학교 일 바빠진 탓에 한동안 잊고 살았다.


 

위 표의 설명에 어떤 내용인지가 다 드러나있다.

남자의 자격 합창단으로 활동하여 이름을 알린 신보라씨 외에는 잘 모르는 이들이었다.

신보라의 이름 탓인지, 연기력 탓인지 신보라가 주인공 오영심으로 나오는 뮤지컬이었다.

줄거리보다는 위에 언급한 대로 김건모, 신승훈, 이상은, 지누션, 현진영 등

90년대를 풍미했던 노래가 전곡, 혹은 일부가 나오면서

주인공들과 관객이 하나 되어 박수치고 노래하는 뮤지컬이었다.



 

 

 올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여수 관객들의 수준이 꽤 높다

적절한 곳에서 박수치고, 함성에다 호응이 장난 아니다.

이런 리액션이 무대위의 배우들의 힘나게 하는 거겠지?


 

사진을 아예 못 찍게 했는데 위의 사진은 주인공들의 무대인사 다 끝나고, 앙콜 공연때 찍은 것이라 뭐라 하지 않았다.



 


 

 

 

 

 

 

 

 

 

한 시간 공연 후 20분을 쉬고 다시 이어지는 한 시간 공연으로 총 공연시간은 모두 140분이었다.

밖으로 나오니 여수 앞바다가 지척이다.

늘 7시 프로그램을 보러 왔기에 대낮에 공연장 외부의 풍광을 본 건 처음이었다.

공연장의 시설이나 규모는 어떤 지 많은 곳을 다녀보지 않았기에 속단할수는 없지만

공연장의 위치로는 전국 최고이지 않을까 싶다.

이곳에서 보는 해넘이 풍경은 끝내준다고....






 

세상에는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고 많은 만큼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도 여러가지다.

세상을 사는 가치를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그 모습도 천차만별이다.

원이성처럼 보름 이상의 외국 여행을 일 년이면 두 번이나 다녀오면서도

시장에서 5,000원짜리 반바지도 흔쾌히 사 입는 사람도 있고,

누구처럼 넓은 아파트, 좋은 차에 돈을 투자하는 사람도 있다.

또 누구는 본인은 전세방에 살면서도 땅투기로 인한 통장 잔고 늘어나는 재미로 세상을 사는 사람도 있다.


  행복을 느끼는 기준도, 세상을 사는 이치도 이처럼 사람마다 다 다르다.

나는 오늘처럼 마음 맞는 사람들과 밥도 먹고 차도 마시고 

좋은 문화공연을 함께 보는 소박한 일상에 행복을 느끼는 사람이다.

오랜만에 본 언니들과의 수다도 즐겁고 별 기대없이 본 공연 <젊음의 행진>도 즐거웠다.

내 90년대는 출산과 육아에 진이 뺏겨 처음부터 끝까지 아는 노래 한 곡 없었다.

그래도 클래이막스 부분을 따라 부르는 즐거움이 컸다.

오죽하면 나는 90년대 문화대통령이라 불리는 <서태지와 아이들>도 잘 모른다.


힘들고 바쁜 세월이지만 그 세월이 있었기에 오늘의 한가로운 나도 있는 것이리라.

일요일 오후 모처럼의 문화공연으로 나는 지금 행복하다.

그리고 또 배부르다.

공짜 티켓을 기꺼이 선사한 언니의 아들에게도 감사를....